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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월

[2023. 10. 27] Jung

by jwj 2023. 10. 27.

한 주간 취준 생활, 회사 선택 기준, 같이 했던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 등 많은 것들을 떠올렸 던 한 주였다. 

 

 

 

 

 

 

1. 한 단락의 끝. 일단 앞으로


한 곳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으면 내가 보지 못하는 것들이 생기게 된다. 취준 기간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고등학생일 땐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는 게 세상의 전부 같았다. 그래서 수능을 본 후, 일주일 뒤 바로 재수학원에 등록했다.  물론, 나는 머리도 안 좋고, 열심히도 안 했기 때문에 재수하고도 원하는 대학에 못 갔다. 그것 때문에 20대 초반을 우울하게 보냈는데, 그 당시를 떠올려 보면 세상 자체가 무너진 기분이었다. 내가 원하는 대학에 못 갔다 = 내 나머지 인생이 망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대학 간판에 따라 사람 등급이 분류되는 것 같았다.

나는 하고 싶은 게 없어 공부를 안 했고, 그렇다고 똑똑한 것도 아니어서 당연한 결과다. 근데 이상하게도 결과를 보면 우울했다. 이걸 전문 용어로 도둑놈 심보라고 한다 ㅎㅎ

 

 

 

 

하지만 막상 대학에 들어가 보니 고등학교 때는 상상도 못 하던 더 큰 사회, 세상이 있었다. 자신이 가진 조건으로 최선을 다해, 내가 원했던 대학에 간 사람들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내는 분들이 보였다. 학력은 그 사람이 가진 여러 가지 조건/특성 중 '공부 잘했다', '머리가 좋을 확률이 높다', '성실하다'  정도일 뿐이었다. 나는 대학, 학력이 전부라는 울타리에 갇혀 20대 초반을 날려버린 것 같다.

물론 사회적으로 대학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만큼 성실하게 살았고, 머리가 좋을 확률이 높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오해는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 

 

 

 

 

 

 

첫 취업 때도 마찬가지였다. 취업하는 게 인생의 전부인 것 같았다. `취업 못 하면 밥벌레`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다른 선택지나 생각은 하질 못했다. 취준이 급해서 회사라는 울타리에 들어가 안정적인 월급 받는 것 외는 다른 길은 아무것도 못 본 것이다. 

 

 

 

 

 

 

 

 

 

하지만 막상 취업해서 보니 일류 기업을 다니면서도 꿈을 위해 그만두시는 분, 창업을 준비하시는 분, 더 좋은 기회를 위해 준비하시는 분 등 다양한 케이스가 있었고, 일단 빨리 취업하자고 생각했던 내가 너무 작고 초라하게 느껴졌다. 이때도 취준생의 울타리에 갇혀서, 빠르게 취업 하자는 생각에 갇혀서 진짜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위해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보지 못했다

 

내 앞에 보이는게 전부인 줄 알았지...

 

Brunch shoong810님 글

 

 

 

 

 

 

부끄럽게도 최근까지도 그랬다. 이제 개발한 지 2년 반 정도가 됐는데, 이렇게 오래 준비하고 네카라쿠베에 못 가면 내 인생이 망하지 않을까? 나이도 많은데… 하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한 번만 더, 한 번만 더 하면서 많은 것들을 놓쳤다. 조금 빠르게 취업하고, 그 과정에서 최선의 선택을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당시의 최선의 선택이 모여 최고의 결과를 내는 경우도 꽤 봤기 때문이다. 뭐 여튼, 취준생이라는 울타리에 오래 갇혀 있으면서 똑같은 실수를 했던 것이다.

 

 

 

 

 

 

내가 슈퍼 개발자고, 너무나도 잘해서 동화 속 이야기처럼 잘 풀리면 좋겠지만, 사실 그걸 바랐(?)지만 그건 현실에서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슈퍼 개발자도 아니었고, 취업 시장이 거의 메말라서 취업 자체가 너무 어렵다. 당분간은 나아질 기미가 잘 안 보인다. 그렇다면 현재에서 고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내 현실과, 다음 날 코드를 볼 때 내 모습

 

 

 

 

 

 

다행히 작지만, 현재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조건을 제시해 준 회사가 생겼다. 내가 원했던 대부분의 요구 사항들이 충족됐기 때문에, 일단 취준생 울타리를 깨고 나가서 거기서 최선의 선택을 하려 한다. 분명히 울타리를 깨고 나가면, 내가 지금 보지 못하는 것들이 보일 거다나보다 먼저 간 사람들이 어떻게, 어떤 커리어를 쌓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최선의 선택을 했는지를 보고 부딪히면서 성장해보려 한다. 여튼, 요지는 나는 너무 한 곳만 보고 어리석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뒤에 면접이 몇 개 있었지만, 지율님 의견을 듣고 보니 합격하고, 계약서까지 쓰고도 다른 회사 면접을 가는 건 아닌 것 같아 취소했다. 조금 아쉽지만 이젠 마음을 비우자.

 

 

 

 

 

2. 선택의 기준


회사를 선택할 때의 기준에 대해 많이 생각해보았다. 이번에 최종 계약서를 작성하며 그 기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는데, 그 항목은 다음과 같다. 연봉은 고고익선이라 생각하기에 생략하겠습니다 ㅎㅎ 그리고 계약서 다 안 읽고 사인해서 인생 피곤해질 뻔 했는데, 너무 좋은 분이셔서 모든 약속이 지켜짐 + 추가 조건까지 .. 그렇습니다. 계약서 꼭 읽으세요..

 

   - 스타트업, 자체 서비스,

   - 코드 리뷰 & 좋은 회사를 다녔던 시니어 개발자의 존재 유무

   - 테스트 코드

   - 연봉 (+스톡 옵션)

 

 

 

 

2-1. 스타트업, 자체 서비스

작더라도 자체 서비스가 있는 기업은 중요한 것 같다. 트래픽은 말할 것도 없고, 회사 프로덕트에서 다양한 것들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스타트업의 경우 기능을 개발하면 내가 만든 걸 남이 다음 날 바로 사용하게 된다. 기능의 동작 유무부터 성능, 사용자의 반응까지 빠른 사이클에 확인이 가능하다. 피드백 사이클이 빠를수록 성장이 빨라진다.

 

 

또한 장애를 내더라도 용서가 되는 게 주니어만의 특권이라고 생각하는데, 스타트업에선 이를 마음껏 겪어볼 수 있다. 장애가 많을수록 팀 단위로 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 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사람/팀 전체가 성장하기 때문에 이를 겪어보는 것도 중요하다 생각한다. 내가 언제까지나 주니어일 수는 없다.

또한 없는 것을 만드는 것을 좋아하고, 이를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어필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스타트업은 꽤 매력적인 선택지 같다.

 

 

 

 

2-2. 코드 리뷰 & 좋은 회사를 다녔던 시니어 개발자의 존재

코드 리뷰가 없으면 성장이 정말 힘들다. 개발하다 보면 내가 못 보는 걸 남은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부터 10까지 더하는 프로그램을 만든다고 해보자. 누군가는 1부터 10까지 순차적으로 더한다. 반면 누군가는 홀수, 짝수를 나눠서 더한 후 둘을 합친다. 또 누군가는 10부터 1까지 거꾸로 더한다. 웃기게도 셋 다 정답이다. 개발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할 때도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public class Main {
    public static void main(String[] args) {
        int answer = 0;
        for (int index = 1; index <= 10; index++) {
            answer += index;
        }
    }
}

 

public class Main {
    public static void main(String[] args) {
        int answer = 0;
        for (int index = 10; index > 0; index--) {
            answer += index;
        }
    }
}

 

public class Main {
    public static void main(String[] args) {
        int evenNumberSum = 0;
        int oddNumberSum = 0;
        for (int index = 1; index <= 10; index++) {
            if(index %2 == 0) evenNumberSum += index;
            else oddNumberSum += index;
        }
        
        int answer = evenNumberSum + oddNumberSum;
    }
}

 

 

 

 

 

 

내가 못 보는 문제 해결 방식, 내 실수를 남이 볼 수 있으므로 코드 리뷰는 정말로 중요하다. 코드 리뷰가 없는 회사는 내 문제해결방식 하나만 볼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네임 벨류가 좋아도 망설여질 것 같다. 지금 당장에야 연봉이 좀 높을 수 있지만, n년 뒤, 이직할 때 정말 성장했을지를 모를 수도 있다. 또한, 이 과정에서 좋은 회사에 다녔던 시니어가 필요한 것 같다. 좋은 회사에 다녔다는 게 좋은 개발자라고는 생각 안 한다. 그런데 좋은 회사에 다녔던 개발자는 좋은 개발자와 좋은 문화, 좋은 코드를 알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으며, 따라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런 사람의 존재는 중요한 것 같다. 내가 경험하지 못 했고, 못 본 것들을 잘 잡아줄 수 있다.

좋은 회사를 다니신 분은 대체로 좋은 개발자일 확률은 있지만 이건 사람 by 사람이라 생각한다. 교육, 멘토링을 받으면서도 돈 받은 만큼만 일하는 분이 있었고, 또 반대로 그 이상으로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고, 주니어가 계속해서 고민하고 성장하도록 도와주시는 분이 계셨다. 특히 이번 멘토님을 통해 많이 느꼈는데, 주니어에게 지속적인 자극과 피드백, 은탄환은 없다는 것을 끊임 없이 알려주신다. 내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절실하게 느낄 수 있어서 자극도 되고, 또 종종 우울해지기도 한다.. 🥲

 

 

 

2-3. 테스트 코드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는 회사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라는 생각이 있다.

 

 

한 1년 반 정도를 꼼꼼하게 테스트 코드를 쓰면서 관리해본 것 같은데, 테스트 코드에 회의적인 사람은 그냥 테스트 코드가 어려우니 공부를 안 하는 케이스가 정말 많았다. 하나 테스트를 작성하면, 나머지가 깨지고, 또 테스트가 많아졌을 때 이를 관리하는 방법을 모르니 그냥 테스트는 ... 라고 보통 하더라. 이건 시니어도 포함이다. 이걸 극복하고 관리하는 회사라면, 코드 품질을 관리했다는 것이며, 코드 품질을 관리했다는 것은 변경의 유연성에 잘 대처했다는 것이며, 이는 회사가 성장하는 것을 프로그램이 막을 확률이 적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면접을 보고 테스트 코드를 어떤 기준으로 관리하는지, 커버리지는 얼마인지, 어떤 툴을 쓰는지 등 꽤 꼼꼼하게 물어봤던 것 같다.

 

 

 

 

정리해보면 회사를 선택할 때 나름의 기준을 잡는 것은 중요하다. 내가 고려했던 것들은 다음과 같으며, 여기서 더 많은 것들을 고를 수 있다면 베스트인 것 같다.

 

   - 스타트업, 자체 서비스,

   - 코드 리뷰 & 좋은 회사를 다녔던 시니어 개발자의 존재 유무

   - 테스트 코드

   - 연봉 (+스톡 옵션)

 

 

 

 

 

 

3. 같이 하는 사람들의 중요성


사람들과 같이 하는 것의 중요성을 많이 느꼈다. 크게 지속성자극 두 가지였다.

 

 

이전의 나는 사실 다른 사람들한테 관심이 없었다. 같은 프로젝트를 하면서도 그냥 내 할 것만 하면, 남이 힘들어하든 말든 신경을 안 썼다. 그리고 이것 때문에 불필요하게 감정 소모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람들의 일정, 감정까지 신경 쓰면서 같이 하려 했고, 덕분에 길게, 오래갈 수 있었다. 3개월이 넘도록 번 아웃이 손에 꼽게 온 것 같다.

특히 스크럼을 통해 낮/밤을 거의 바꾸지 않았고, 덕분에 번아웃 없이 꾸준하게 공부할 수 있었다. 이 부분은 준혁님께 정말 감사하다. 나도 사람인지라 사람들 안 오면 가끔 힘 빠질 때도 있었는데, 준혁님은 안 온 게 손에 꼽을 정도로 열심히 참여하셨고, 그 덕에 재밌게 할 수 있었다.

 

 

 

 

나 혼자 했으면 하다 좌절하고, 쓰러져서 번아웃 시 1주일 이상 놀거나, 아마 무너졌을 것이다. 취준 기간이 긴 만큼, 지속적으로 메타 인지를 하며 자극을 받는건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이 부분은 회고가 정말 도움이 됐다. 사람들이 한 주간 어떤 것을 공부했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등을 들으면 내가 미처 깨닫지 못한 부분을 발견하고 생각해볼 수 있었다. 그리고 반성 많이 했다...

 

 

또한 공유 문화로 자극을 정말 많이 받았다. 특히 운영체제 스터디를 하면서 딥 다이브를 하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것들을 들으면, 항상 새로운 시각으로 무언가를 바라보는 분들이 계셨다. 이런 것들 때문에 공부를 더 재밌게, 열심히 할 수 있었고, 나도 열심히 공유했던 것 같다. 

 

 

뭐 여튼, ZEP에서 같이 공부했던 사람들이, 특히 백엔드 사람들(+명예 백엔드)이 모난 사람 한 명 없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가능했지 않았나 싶다. 감사합니다. 🙏

 

춘시기 감사합니다🙏 그런데 춘시기가 너무 귀염뽀짝해서 도저히 침흘리고 자는 베개로는 못쓰겠습니다..

 

 

 

 

 

 

4. 마무리


한 주간 정~말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정리해봤던 것 같다.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야 할 지 조금 막막하면서도 또 기대된다. 앞으로 ZEP에는 잘 못 들어올, 아니, 잘 안 들어올 것 같은데, 필요하면 슬랙 DM이나 개인 톡 아시니까 언제든 도움 필요하면 연락주세요. 🙏 

 


그리고 요즘 솔직하게 드는 생각은 사람들이 초창기보다 열심히 안 하는 것 같아요. 안 보이는 곳에서 할 수도 있겠지만, 눈으로 보이는 건 그렇네요. 취업 준비하다보면 4월, 7월, 10월 근처로 매년 슬럼프가 왔는데, 그럴 때일 수록 더 열심히 하고, 사람들끼리 잘 뭉쳤으면 좋겠습니다.

언제 걸릴 지 모르는 불안함 속에서, 안 무너지고 하려면 결국 서로 의지하고, 일정한 루틴이 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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